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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명깊은이야기 

조지아 이야기:
'해변의 카프카'

01/12/2023 - 03/23/2023

일본 교토에서 불교 신자인 아버지와 상인 집안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부모에게서 배운 일본 문학에 푹 빠져 지냈다. 그러나 그의 관심사는 미국 문학 속에 나타나는 동서양의 갈등으로,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 이 둘의 화해를 끊임없이 주도한다.

『해변의 카프카』는 정신분석학적인 마술적 리얼리즘 작품이라고 분류할 수 있다. 열다섯 살 난 소년 타무라 카프카의 아버지는 어느 날 카프카에게 그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누나와 자게 될 거라는 오이디푸스적인 예언을 한다. 카프카는 이 예언에서 도망치기 위해 아버지에게서 달아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어렸을 때에 누나를 데리고 집을 나간 어머니를 찾아나선다. 이와 병렬 구조를 이루는 두 번째 이야기는 카프카의 세계를 떠돌고 있는 나카타의 이야기이다. 카프카와 나카타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하지만, 삶을 가로지르는 그들의 여행은 풀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게 엮여 있다.

이 소설은 인생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겹쳐진 시간들, 유령과 음악, 용서의 치유력, 폭력, 사랑, 기억 그리고 상실감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고 있다. 우리는 인간이 개와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고 물고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일어나는 세계를 만나게 된다. 조니 워커나 커널 샌더스처럼 실물보다 큰 캐릭터들은 모든 인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섬세하게 조율된 문장과 주의 깊은 디테일 묘사를 통해 무라카미는 초현실적인 혼돈의 우주적 음률을 선불교의 명상과 함께 화음으로 이끌고 있다. 『해변의 카프카』는 시간과 삶, 죽음의 비밀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탐험하고, 또 동양과 서양의 방식을 결합함으로써 현대 세계와의 타협을 도모한 글쓰기이다.

“나는 컨셉이야, 알았어?”

[네이버 지식백과] 해변의 카프카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2007. 1. 15., 마로니에북스)

김영하:
그의 세상속에서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www.속 세계에서 그를 만나다 
그의 책에서 나의세계를 찾다
그 소설속에  잡히다
그 소설속 인간을 그리다
산문법 이야기
'보다'이야기

[보다]
사람을, 세상을, 우리를, ‘다르게’ 보다
소설가의·눈에·비친·인간이라는·작은·지옥

김영하는 뉴욕에서 돌아온 후, 2013년 한 해 동안 〈씨네21〉과 〈그라치아〉의 연재를 통해 다양한 산문들을 정기적으로 발표해왔다. 수많은 볼 것들이 쇄도하는 시대에, 본 것을 글로 남기지 않으면 결국 휘발되어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의식하고 선택한 집필방식이었다. 그는 이 글쓰기 행위를 통해 결국 본다는 것은 사유하는 것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1부에서 우리는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키워드로 묶일 수 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정확하게 관통해내는 글들을 만나게 된다. 김영하의 시선은 어느덧 불평등한 대기에 너무 익숙해져서 둔화되어버린 우리의 감각을 날카롭게 뒤흔든다. 그는 경제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한 사회가 되었다는 일반론적인 인식을 뛰어넘어,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구석구석까지 사회적 불평등이 침투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이 산문집의 맨 앞에 놓여 있는 「시간 도둑」에서 그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절대적 조건으로서의 ‘시간’ 역시 사회적 불평등 현상으로부터 예외가 아님을 간파해낸다. 그는 우리가 익숙하게 만나는 풍경들, 지하철 안에서 무가지 대신 스마트폰을 손에 쥔 사람들의 모습으로부터 계급·계층에 따라 불균등하게 형성되어가는 시간을 발견해내고 이러한 시대에 어떻게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지켜낼 것인가 묻는다.

2부와 3부에서는 소설과 영화를 지렛대 삼아 복잡한 인간의 내면과 불투명한 삶을 비추는 그의 시선을 만날 수 있다. 영화 〈그래비티〉와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겹쳐놓으며 삶과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보여주는 「어차피 죽을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이유」,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와 고전 『오디세이아』를 오가며 작가의 존재 의미를 역설하는 「진심은 진심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영화 〈관상〉과 작가의 과거(미래가 궁금했던 젊은 시절, 도령을 찾아가 나누었던 대화)를 나란히 놓으며 예언이 일종의 자기실현적 암시일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앞에서 날아오는 돌」 등 텍스트와 현실을 자유롭게 오가는 그의 시선은 경쾌하면서도 그 무게를 잃지 않는다.

4부에서는 좀더 미세하게 우리가 사는 사회를 들여다본다. 1부에서의 시선이 구조적이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비롯되었다면 4부에서의 시선은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차원에서 작동한다고 할 수 있다. 유니클로, 자...(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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